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모은 투자금 5000억 원이 실종됐습니다.
어디로 간 걸까요?
2천 억 원 씩 투자했다는 회사 두 곳을 정현우 기자가 직접 가봤는데요.
도무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빈껍데기 회사였습니다.
[리포트]
경기 용인에 있는 스포츠센터.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2천억 원을 투자한 아트리파라다이스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이 회사는 부동산투자 자문업을 한다며 투자금을 끌어왔습니다.
그런데 등기상 사무실이 있는 근처 오피스텔은 회사 간판조차 없는 작은 원룸입니다.
[건물 관계자]
"회사가 아니고. 아가씨가 출퇴근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옵티머스가 2천억 넘는 돈을 투자한 또 다른 부동산 투자자문사 씨피엔에스 사무실.
이곳도 역시 오피스텔입니다.
이 오피스텔 거주자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이곳이 씨피엔에스 사무실로 쓰였는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건물 관계자]
"사람들이 와서 쭉 앉아있다가 나가고 그러더라고. 떴다방 같은… 이상하더라고요."
두 회사에 들어간 옵티머스 투자금은 4천억 원이 넘지만,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한 겁니다.
두 회사의 대표는 현재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2대 주주 이모 씨입니다.
옵티머스의 자금이 거쳐간 또 다른 회사, 트러스트올은 건물에 있지도 않은 호수를 사무실 주소로 등록했습니다.
[건물 관계자]
"(트러스트올이라고 입주했던 회사는 없는 거예요?) 네."
금융감독원도 이들 회사가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단순 도관체',
즉 파이프라인 역할을 했다고 봤습니다.
옵티머스에서 받은 돈을 다른 회사로 보내거나 위험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데 쓰인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라는 겁니다.
이들 회사에 수천억 원을 쏟아부은 옵티머스에는
1천100여 명의 투자자가 5천억 원 넘게 투자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임채언
영상편집 :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