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동육서, 홍동백서 이런 원칙에 따라 넉넉하게 차렸던 추석 차례상도 코로나 시대에는 바뀌고 있습니다.
차례 후 음복을 개인 도시락으로 대체한 종갓집도 있는데요.
달라진 제사 풍경은 이은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가 모셔진 도산서원 내 사당.
조선시대 예복인 당의를 곱게 차려 입은 여성이 안으로 들어옵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 공손히 술잔을 퇴계 선생께 올립니다.
[현장음]
"후학 이배용 감속우(후학 이배용 삼가 아뢰옵니다)"
이번 제사에서 초헌관으로 임명된 이배용 서원보존관리단 이사장입니다.
한국 서원 역사 6백 년 동안 여성이 초헌관으로 임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국내 서원 9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이끈 바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지난 봄 예정됐던 제사가 가을로 미뤄졌고, 규모도 크게 줄었지만 의미는 남다릅니다.
[이배용 / 서원보존관리단 이사장]
"서원 9곳이 (세계 유네스코 유산) 등재가 됐습니다. 그런 공로로 저를 초헌관으로 추대했는데요. 마침 또 여성이다보니까 여성의 역사가 또 새로 쓰이게 되네요."
경북 칠곡의 한 종갓집.
예년 추석같으면 전국에서 50명 넘게 모여 차례를 지냈지만 올해엔 인근에 사는 10명만 단출하게 모였습니다.
차례 후 음식을 나눠 먹는 음복은 개인 도시락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병구 / 석담 이윤우 선생 16대 종손]
"코로나라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음복의 예를 갖출 수 없어서 도시락으로 골고루 나눠서 집으로 가지고 가셔서 드실 수 있도록 그렇게 대체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차례와 제사 모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후손들은 형식보다는 부모와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채널 A 뉴스 이은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권철흠 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