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통지문을 받은 청와대는 남북공동조사를 언급했습니다.
공무원 피격 사건이 발생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단계별로 짚어보겠습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외교안보국제부 최선 기자 나왔습니다.
Q1. 최 기자. 정부의 대응을 총격 직전, 피격 후, 현재 대응으로 나눠서 짚어볼 텐데요. 먼저 현재 대응으로 보면 청와대가 남북 공동조사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성사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사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이미 사과했고 사건 전말을 나름대로 설명했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공동조사에 불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 사건 때 북한은 유감을 표했지만 "사고 경위가 명백하다"면서 우리 정부의 공동 조사요구는 거부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난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군이 확보한 첩보는 북한군의 교신 전파 신호를 몰래 엿들은 기록들인데요.
우리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북측에 군사기밀까지 내놓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남북 간 오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Q2. 앞으로 돌아가서 이 씨 피격 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문제가 되는 겁니까.
시간 순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공무원 이 씨가 북한군에 발견됐다는 감청 첩보를 군이 확보한 건 22일 오후 3시 30분쯤입니다.
문제는 이씨가 오후 9시 40분 총격을 당하기까지 6시간 동안 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일반 어선이 주고 받는 통신망을 통해 경고하거나, 유엔사 채널, 하다 못해 확성기 방송이나 불빛이라도 써서 경고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Q3. 군은 첩보자산 노출 우려 때문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했다는 것 아닙니까?
군은 북한에서 발신되는 전자 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지상 장비, 정보수집 함정, 정찰기를 이용해 북한군 교신 전파를 찾아내고 암호를 풀어내야 내용을 들을 수 있는데요.
우리가 엿들은 내용을 가지고 대응했다면 북한군이 '정보가 노출되고 있구나'하고 알아 차릴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소중한 생명은 잃고, 감청 사실도 탄로났습니다.
Q4. 이 씨기 사망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보고받지 않았습니까.
네. 이 씨에게 총격이 가해지기 3시간 전인 오후 6시 36분입니다.
문 대통령은 '북측이 실종된 이 씨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서면 보고를 받았습니다.
어제 청와대 발표를 통해 남북이 통지문과 친서를 주고 받는 핫라인이 살아있다는 점이 확인됐는데요.
남북 간 군 통신선이 단절돼 있는 상황에서도 청와대는 북한과 접촉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 때라도 청와대가 나서서 북한에 연락을 했다면 상황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Q5. 이 씨가 피격 당한 후 청와대와 정부 대응도 논란입니다. 대통령이 피격 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게 다음 날 아침이라는데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닙니까
첩보를 통해 파악한 이씨의 사망 시점은 22일 밤 9시 40분입니다.
3시간이 좀 더 지난 23일 새벽 1시부터 관계 장관 회의가 열렸지만, 대통령은 관련보고를 해가 뜬 뒤인 아침 8시 30분에야 받았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보고가 늦어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인영 / 통일부 장관 (어제)]
"시간상으로 새벽입니다. 바로. 새벽, 새벽입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북한이 ICBM을 동해상으로 쐈을 때도 새벽 1시 NSC를 소집한 바 있고,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 산불 때는 자정을 넘은 시간 직접 긴급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국민이 북한군 총에 맞아 숨졌는데, 새벽 시간이라 보고가 어려웠다는 해명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외교안보국제부 최선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