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8살 어린 형제가 돌봄 사각지대에 놓였던 정황이 적지 않은데요.
안타까운 사고를 미리 막을 기회는 정말 없었던 걸까요?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생 형제가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징후는 2년 전부터 포착됐습니다.
방임이 의심된다는 이웃 주민 신고에 인천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점검에 나섰던 겁니다.
[인천 미추홀구 주민 : (아이들을) 잘 돌보진 않은 거 같더라고. 보기에. 신고 들어와서 밤중에 경찰들이 오고 신고해서. 애들이 무섭다고 울어서.]
학대 정황을 파악한 보호전문기관은 올해 5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어머니와 아이들을 떼어놓아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인천가정법원은 분리 처분 대신 부모와 아이가 각각 상담을 받으라고만 판결했습니다.
[공혜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법원에서는 법적 개입보다는 사회 복지적 차원에서 상담을 권유했던 거 같습니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긴 하겠지만, 사회복지사라든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판단을 했으면 법원도 그 판단 존중했을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이 가정을 챙겨오던 구청 담당자들은 보호기관이 법원에 요청한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기관끼리 정보 공유가 제대로 안 됐다는 얘기입니다.
[김선미 / 인천 미추홀구청 여성가족과 과장 :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저희한테 통보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저희가 전화로 다른 것 때문에 알아보다가 알게 됐고….]
구청에선 오히려 이 형제의 어머니가 다른 가정보다 상담과 치료 등에 협조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정 방문과 상담도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이런 사고를 예견하진 못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청 관계자 : 밥 먹는지 안 먹는지 가서 앉아 있기는 좀 힘들잖아요. 엄마가 그렇게(잘 먹는다고) 얘기하고 하면 / 그렇게 알고 가는 거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지원해주는 제도도 있고, 지역아동센터나 학교에서 돌봄서비스도 제공해주지만, 형제는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보호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겁니다.
[권태훈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팀장 : 부모들이 꼭 신청을 해야 서비스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인데 굳이 신청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아이가 있다고 하면 주위에서 학교라든가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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