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투자자들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한 이른바 라임 사태,
오늘 뇌물을 받고 라임 측에 금융감독원 정보를 흘려준 전직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례적으로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을 줄이지 않고 다 선고했는데, 피해자이기도 한 개그맨 김한석 씨의 녹취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정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펀드의 부실을 숨기고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를 하다,
투자자들의 돈 1조 6천억 원의 지급 중단을 선언한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 과정에서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감독원의 조사 상황을 라임 측에 알려줬고,
그 대가로 고교 동창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3천 7백여만 원어치 향응을 받았습니다.
또 동생을 김 회장 회사에 취업시키기도 했습니다.
[김모 씨 / 전 청와대 행정관 (지난 4월)]
"(금감원 내부 정보 유출하신 것 맞습니까?)… (라임 투자자들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
법원은 오늘 김 전 행정관에게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3667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의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인 법원은 "김 전 행정관의 행위로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돼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감독원 팀장이었던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전직 증권사 간부가 한 피해자에게 라임 문제를 막아주는 청와대 관계자가 있다는 말을 했고,
여기에 등장하는 청와대 관계자가 김 전 행정관이었던 겁니다.
또 이 대화를 녹취한 투자 피해자는 라임 펀드로 8억 원 손실을 본 개그맨 김한석 씨로 밝혀졌습니다.
김 씨는 녹취록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더 있지만, 공개하기 두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석 / 개그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너무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해줘서 사실 너무 무서웠어요. 그런 입장이 나오니까 약간 떨리기도 하고…"
라임 사태의 주범 김봉현 회장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16일 열립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