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키워드] 北 열병식 준비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관건은 북한이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 같은 전략무기를 동원할지 여부인데요.
오늘의 한반도 키워드, 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 리허설로 추정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열병식에서 보일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데요.
우리 정부 소식통도 "예행연습의 규모가 1만명이 넘고, 병력을 동원한 차량 수백 대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정경두 국방장관도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행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저희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정권 수립 72주년인 9·9절을 맞았지만, 태풍 피해 복구에 집중하며 기념행사조차 열지 않았는데요.
노동당 창건 75주년 전까지 수재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킨 다음, 열병식을 비롯한 대규모 경축 행사를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열병식이 열릴 경우 지난 2018년 9월 이후 2년만에 재개되는 건데요.
주목되는 건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일지 여부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2012년 이후 북한이 열병식을 연 건 여덟 차례입니다.
2012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10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인 ICBM급 '화성-13형'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이후에도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즉 SLBM을 열병식에 등장시켜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018년 9월 열병식에서는 전략무기를 동원하지 않은 채, 군사력 대신 '경제 건설'을 강조했는데요.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대변혁을 이룩하며 승승장구하는 위대한 번영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조선노동당은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데 대한 전략적 노선을 제시하였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치른 첫 열병식이었던 만큼, 비핵화 협상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김 위원장에게 "고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ICBM 등의 전략무기를 동원할 경우,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까지를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만큼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한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의 입장을 전했는데요.
백악관 당국자들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하는 건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라면서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초, 대북제재와 압박을 이어가는 미국을 비난하며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가시적 경제 성과와 복락 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언하시면서, 이제 세상은 곧 머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북한이 전략무기를 동원해 미국을 압박한다면 북미 대화는 물론 남북관계 복원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이 향후 대북문제의 향배를 가를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반도 키워드, 오늘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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