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담벼락으로 음식이 오가고, 샤워는 열흘에 한 번만 발로 오리배를 굴러, 몰래 ‘땡땡이’를 칩니다.
개학한 중국 대학가 모습인데, 무슨 영문인지 베이징 성혜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배달원이 담벼락 너머로 음식을 건네자, 학생이 힘겹게 팔을 뻗어 주문한 음식을 받습니다.
[중국 셴양사범대학교 학생]
"학교가 봉쇄돼서 안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학생 식당은 이용할 시간이 부족해서 보통 배달해 먹어요."
중국 대학들이 코로나19를 막겠다며 외부 출입을 제한하는 이른바 '봉쇄식 관리'에 들어가자 배달 음식도 담벼락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기숙사 샤워실 이용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됐습니다.
중국 대학들은 샤워실에 모이는 인원을 줄이겠다며 따로 예약을 받거나 이용 횟수를 제한했습니다.
[중국 치치하얼대학교 학생]
"보통 집에서도 하루 한 번 씻는데, 한 달에 세 번, 10일에 한 번만 씻도록 하는 건 좀 더럽게 느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교내 물과 전기마저 끊기자 일부 학생들은 호수 위 오리배를 타고 학교를 몰래 빠져 나가기도 하고,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데이트를 즐기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SNS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보다 일찍 봉쇄식 관리를 시작한 한 대학에선 미용사를 담벼락으로 불러 머리카락을 자르는 여학생까지 등장했습니다.
[현장음]
"개학하면 두 달여간 학교에 있어야 하잖아요. 머리는 너무 긴데 달리 방법이 없었어요."
중국 대학들은 코로나 전파 가능성을 우려해 불필요한 외출을 막겠다는 계획이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차라리 집에서 인터넷 수업을 듣는 게 낫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위보여우(VJ)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