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변한 천상의 섬…모리셔스, 기름 유출 비상
[앵커]
보석같은 산호초와 에메랄드빛 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천상의 섬'이라고 불리는 모리셔스에 대형 악재가 발생했습니다.
기름을 싣고가던 일본 화물선이 좌초하며 1천 톤이 넘는 기름이 유출됐는데, 모리셔스 정부는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방주희 PD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선박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름띠가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로지릅니다.
파도와 함께 밀려온 검은 기름막은 해안가를 가득 매웠습니다.
동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가 대규모 기름 유출이라는 악재를 맞았습니다.
산호초와 해안가는 물론 섬 안쪽 맹그로브숲과 강에서도 기름띠가 목격됐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앞다퉈 기름 제거에 동참하고 있지만 아무리 거둬내고 퍼내도 검은 기름막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선박의 기름 유출은 일단 멈춰진 상태이지만 최악의 경우도 남아있습니다.
높은 풍랑이 배를 때리고 있는데, 배가 두 동강 나 훨씬 더 많은 기름이 흘러나올 수 있는 겁니다.
모리셔스 정부는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한때 식민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선박을 소유한 일본 해운회사 역시 고개를 숙였고 일본 정부는 전문가팀을 파견해 사고 수습 조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사고 선박은 약 3,800t의 중유를 싣고 중국에서 출발해 브라질로 가던 중 지난달 25일 모리셔스 산호초 바다에 좌초한 뒤 지난 6일부터 기름 유출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가 모리셔스 국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닌 (선박) 회사의 조언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좌초 직후부터) 기름 유출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중대한 과실입니다."
제주도보다 조금 큰 면적에 인구 130만 명이 사는 섬나라 모리셔스는 관광 의존도가 높아 이번 사고로 생태계 파괴와 경제적 타격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방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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