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살려주소'…폭우에 소들도 신음
[뉴스리뷰]

[앵커]

기록적인 폭우에 수난을 겪고 있는 건 가축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물폭탄에 축사가 물에 잠기면서 곳곳에 고립된 가축들을 구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민혜 기자입니다.

[기자]

나뭇가지만 보일 정도로 물이 차오른 하천변으로 소방대원들이 뛰어듭니다.

나뭇가지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하고 갇혀 있는 소 한 마리를 구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로프로 소를 묶어 잡아당겨 보지만, 12시간 이상 고립됐던 탓에 좀처럼 움직이지 못합니다.

결국 성인 남성 대여섯 명이 투입되고 나서야,

"하나, 둘, 으쌰~ 하나, 둘, 으쌰~"

힘없이 끌려나온 소,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똑바로 서는 것조차 힘듭니다.

"땅에 다리가 안 닿으니까 계속 발을 움직여야 되거든요. 떠있으려고 하다보니까, 소들이 탈진을 해서 보통 올라오면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그럽니다."

불어난 강물 탓에 손 쓸 틈도 없이 축사에 갇혀버린 소들도 부지기수.

보트까지 동원해 속수무책 없이 떠내려가는 소를 구하기 위한 구조작전도 이어졌습니다.

축사를 떠나 인근 도로 쪽으로 떼 지어 달리며 탈출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어렵사리 지붕 위로 올라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가축들은, 꼬박 하루를 보내고 나서야 땅을 밟았지만 결국 숨지거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소들이 진짜 날 구해달라는 식으로 쳐다보고, 특히 염소도 많았거든요. 신기하게 우리가 가면 우리 쪽으로 달려듭니다. 떠내려가는 애들 다 잡을 수도 없고, 마음이 안좋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지금까지 소와 돼지 등 140만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합뉴스TV 김민혜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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