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시민들 충격에서 분노로…마크롱에 "통치해달라"
[앵커]
레바논 시민들이 베이루트 폭발 사고가 인재라고 보고 정권을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가 과격 시위를 벌였는데요.
베이루트를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대신 통치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 베이루트 폭발 참사를 목도한 레바논 시민들이 충격에서 벗어나자 분노에 눈을 떴습니다.
이번 참사가 사람에 의한 재앙, 인재라고 보고 정부를 성토하기 시작한 겁니다.
시위대가 거리 곳곳에 불을 지르자 전경들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혁명'이라는 구호를 합창하고 정권 퇴진을 촉구했고, '레바논 정부가 테러리스트'라고 적힌 종이를 든 시위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일부 시민은 휴가까지 반납한 채 베이루트로 달려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둘러싼 채 레바논 정부를 대신해 통치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가 20세기 초 레바논을 식민지로 삼은 적이 있고 레바논 독립 이후에도 양국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다시 프랑스의 통치를 받고 싶다는 뜻입니다.
"위임통치로 돌아가거나 모든 걸 바꿔주세요. 여기 정치인들은 너무 닫혀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그럴 힘이 있으니 해주세요."
참사 직후 구조와 의료 지원에 나섰던 마크롱 대통령은 레바논 지도자들을 겨냥해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도층 교체 요구 등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헌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제 일이 아닙니다. 변화 또는 다른 것을 유도하는 건 필요합니다. 저는 프랑스의 대통령입니다."
이번 시위의 직접적인 발단은 폭발 사고이지만 경제 회복과 정치 개혁 부진에 따른 누적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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