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해야한다며, 컴퓨터 있는 모텔방들만 빌린 일당.
알고 보니 인터넷에서 신용카드 설계사를 사칭해서 남의 돈을 뜯은 사기단이었습니다.
박건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차장에 경찰관이 탄 승합차가 멈춰 섭니다.
20분 뒤 경찰관들이 30대 남성 한 명에게 수갑을 채워 밖으로 나옵니다.
이날 검거된 30대 남성 2명은 카드 사기범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텔방 컴퓨터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혜택을 많이 주는 신용카드로 바꿔주겠다"는 홍보글을 반복해 올렸습니다.
자신들이 유명 신용카드 회사의 설계사라며 가짜 명함까지 만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카드를 바꾸려 한 시민들은 먹잇감이 됐습니다.
"새 카드를 발급해 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사용 중인 신용카드와 비밀번호를 받아 가서는 예금을 인출해 썼습니다.
신용카드로 고리의 대출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일당은 카드 사용시 피해자들이 알림 문자를 못 받게 하려고, "잠시 전화기를 꺼두라"고 미리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금액만 총 1억 8천만 원.
일당은 모텔을 옮겨다니며 "코로나19 때문에 재택 근무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컴퓨터가 설치된 방을 요구했습니다.
[서울 B 모텔 관계자]
"컴퓨터 2개 있는 방을 달라고. 판교 IT회사에 근무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옆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자기네들이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데."
서울 종로경찰서는 30대 남성 A 씨를 사기와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함께 검거된 남성과 함께 검찰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조세권 권재우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