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 2층에서는 남측이, 4층에서는 북측이 일했던 남북연락사무소는 그저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170억 원이 투입된 평화의 상징, 그 허무한 붕괴가 더 안타깝습니다
이민찬 기자입니다.
[리포트]
4.27 남북 정상회담 성과로 지난 2018년 9월14일 개성공단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현장음]
"하나, 둘, 셋."
개소식 당시 남과 북의 유력 정치인들이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을 영상으로 띄우며
대대적인 홍보도 했습니다.
[조명균 / 당시 통일부 장관(지난 2018년)]
"남북 두 분 정상께서 4월27일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온 겨레의 소망을 받들어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리선권 / 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지난 2018년)]
"공동연락사무소의 개소는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자양분으로 거두어들인 알찬 열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총 4층 짜리 건물로 서울과 연락이 가능한 전화와 팩스가 설치된 남측 사무실은 2층에 위치했습니다.
4층은 북측 사무실이, 3층엔 남북이 마주앉는 회담장이 있습니다.
이 건물에는 평소 남북 인력 30여명이 상주하며 남북 현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2005년 설치된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 리모델링 비용 100억원을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169억원 가량을 투입했습니다.
개소 이후 남북은 교류협력사업, 사체 인도 등과 관련해 총 132건의 통지문을 주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남북은 지난 1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대북 전단을 이유로 통신선을 모두 끊었고, 오늘 건물까지 폭파하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642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찬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