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협박 피해’ 숨진 경비원의 발인식
고인 일터에서 노제…경비실 앞 분향소에서 애도
유족 "장례 기간까지 늘렸지만, 사과는 무소식"
입주민의 폭행과 갑질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의 발인식이 오늘 새벽 엄수됐습니다.
유족과 아파트 입주민들은 다시 사는 세상에선 꽃길만 걸으라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함께했습니다.
김다연 기자입니다.
[기자]
슬픔을 집어삼킨 듯 어두운 새벽, 닷새 동안 머물렀던 빈소를 떠날 시간입니다.
마지막 길을 나서는 영정사진 속 고인은 환한 미소에 멀끔한 양복 차림입니다.
밝은 웃음 뒤로 숨겨뒀을 아버지의 억울함을 생각하면 두 딸은 가슴이 먹먹합니다.
"잘 가. 못 지켜줘서 미안해."
운구차는 1년 넘게 몸담았던 일터로 향했습니다.
주민들은 경비실 앞 작은 분향소에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습니다.
아픈 기억은 뒤로하고 훨훨 날아가길 바라며 부치지 못한 편지를 전합니다.
[정옥자 / 주민 : 다시 사는 세상에선 부디 꽃길만 걸으소서.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고 당신이 꿈꾸던 착한 세상을 가꿔가겠습니다.]
곰살궂던 고인의 마지막 인사가 아른거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주민 A 씨 : 이제 마음 편하게 평소 선한 모습 그대로 계시겠구나…. 이렇게 생각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그분의 노고에 기대서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지낸 거 같아서 너무 죄송해요.]
착한 사람이 고통받지 않는 세상.
그 당연한 걸 만들어주지 못해 그저 미안합니다.
[주민 B 씨 : 고인이나 가족한테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저렇게 계신다는 게 너무 분하고 너무 슬프고 너무 화나고 아저씨가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고….]
뒤늦은 사과라도 받기 위해 유족은 장례 기간까지 늘렸지만, 끝내 들을 수 없었습니다.
고인은 그새 한 줌의 재가 돼버렸습니다.
[유가족 : 그분이 오셔서 절 한 번만 해주시고 '정말 고인한테 죄송합니다'라고 하면 우리도 모든 걸 용서하고 그럴 텐데….]
숨진 경비원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처절히 울부짖었습니다.
유족과 주민들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잘못한 사람이 벌 받는 당연한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YTN 김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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