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8명 중 한 명 한 명, 사연 없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신혼집 입주를 두 달 앞두고 악착같이 돈을 벌다 세상을 떠난 20대 예비신랑,
60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90대 노부의 통곡,
안타까운 사연을 신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체육관 안에선 통곡과 눈물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현장음]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 세상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현장음]
"자기 일 다 끝나고 남의 것 도와주러 들어갔다가 10분 사이에 그게 무슨 일이야. 어떡해. 엄마 하고 나올 것 같은데."
아흔살 넘은 아버지는 예순의 아들을 결국 가슴에 묻게 됐습니다.
손주까지 본 아들이지만 아들 걱정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유가족]
"손자가 요런 게 둘이나 돼.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던 건데, 할아버지를 잃어버렸으니 어떡해."
29살 예비신랑도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달 뒤 신혼집으로 이사하기로 한 예비신부와의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하게 됐습니다.
예비신랑은 신혼집 마련을 위해 조금 더 조건이 나은 지금의 회사로 옮긴 지 한 달 만에 변을 당했습니다.
[20대 예비신랑 부모]
"여기 같이 다니는 친구가 이쪽으로 오라고 한거야. 6월에 이사를 해야 하니까 바짝 벌어서.. 신혼부부 대출 신청을 했나보더라고."
오열하던 일부 유족은 실신까지 하면서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고로 희생된 38명 중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29명.
시공사의 하청을 받은 9개 업체가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30대 사회초년생도 많았고 중국, 카자흐스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도 있습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는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됐습니다.
채널A뉴스 신선미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박재덕 김민석
영상편집 :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