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서 빨간색 차가 보일 때마다 쌈짓돈과 먹을 것을 몰래 놔둔 할머니, 왜 그러셨을까요?
치매를 앓고 계셨다는데 뭉클한 사연 들어보시죠.
홍진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거리를 걷던 할머니가 주차된 빨간색 차를 보고 멈춰섭니다.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 차에 놔두고 자리를 뜹니다.
얼마뒤 차에서 뭔가를 발견한 차주가 경찰에 신고합니다.
차 문에 꽂혀있던 건 꼬깃꼬깃 접힌 지폐와 먹을거리였습니다.
이같은 일은 지난 2월부터 5차례나 이어졌습니다.
[해당 차주]
"해꼬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고 블랙박스를 달고도 2번을 더 돈을 꽂아놨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 했고…) "
경찰이 CCTV를 확인해 보니 치매를 앓고 있는 86살 할머니가 벌인 일이었습니다.
[홍진우 기자]
"할머니는 빨간색 차를 아들 차로 착각해 이렇게 돈과 먹을 것을 꼽아놨습니다."
할머니는 어려운 환경에 학교도 제대로 못보낸 아들에게 항상 미안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치매에 걸렸어도 아들이 타던 차 색깔이 빨간 색인 걸 기억하고, 빨간색 차를 볼때마다 아들 차로 착각해 쌈짓돈과 간식을 몰래 남기고 간 겁니다.
아들은 몇 년 전까지 어머니 집 근처에 살다 타지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은표 / 통영 광도지구대장]
"초등학교 밖에 (공부를) 못 시켜서 애처로웠는데 아들이 집에 있을 때 타던 차가 빨간 차였답니다. 마침 신고한 분의 차도 빨간 승합차라서…"
경찰은 할머니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놓고간 21만 원을 돌려 줬습니다.
온라인에선 80대 어머니의 한결같은 사랑에 감동했다는 반응들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