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이 사라진 인천공항엔 봄 기운 대신 매서운 경제 한파가 불고 있습니다.
기내식을 만들던 회사도, 항공기 객실 청소를 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모두 일감이 사라졌습니다.
폐업과 정리해고를 눈앞에 두고도 속수무책인 이들의 이야기, 구자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활주로에 줄지어 멈춰선 항공기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 횟수가 대폭 줄면서 항공기들의 발이 묶인 겁니다.
일손을 놓고 있는 곳은 활주로만이 아닙니다.
[구자준 기자]
"인천공항 기내식 생산센터입니다. 평소에는 하루에 8만개 씩 기내식을 만들던 곳인데, 요즘은 항공기 운항이 급감하면서 일 생산량이 3천개도 안됩니다."
1년 전 국내외 항공사 30곳에 기내식을 공급했던 센터는 현재 항공사 2곳만 거래하고 있습니다.
식자재가 쌓여 있어야할 대형 냉장고는 텅 비었고 근로자 4명 가운데 3명 정도는 이곳을 떠났습니다.
항공기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맡았던 비정규직 500여 명은 무기한 무급 휴직을 통보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머지 않아 정리해고 대상이 될 것이라는 공지도 받았습니다.
[김정남 / 청소 하청업체 직원]
"회사도 어려운 자체를 우리가 모르는 거 아니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이 없지 않습니까."
반면 인천공항 검역소에선 일손이 부족해 입국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분리하고, 의심환자 진단과 격리 이송까지 방역 최전방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검역소 관계자]
"1월에 우한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달려오고 있으니까 다 피로 누적이라서…"
입국자 검사가 강화되면서 하루 입국자 수천 명을 상대해야 하는 100여 명의 검역 업무가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