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배추처럼 중국 수출을 노리고 만든 농산물들도 갈 곳을 잃게 됐습니다.
멀쩡한 농산물들을 폐기해야할 처지입니다.
이현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탁 트인 밭을 가득 메운 빨간 배추들.
그런데 잎이 검게 변해 시들어 있습니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중국에서 인기가 좋아 3년 사이 경작 규모를 5배나 늘렸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초 중국에 수출하기로 한 물량 200톤이 갈 곳을 잃은 겁니다.
다행히, 전남도와 한 유통업체가 나서 반값에라도 팔아보기로 했습니다.
[정자성 / 이랜드리테일 신선구매본부장]
"농가의 소득 증대가 저희 기업의 가장 큰 모태입니다. 어려움에 빠져있는 농가들에 대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배추에 물이 차면서 판매는 중단됐고, 김치와 착즙으로 팔고도 나머지 140톤은 폐기해야 합니다.
[안종옥 / 해남 빨간배추 영농법인 대표]
"가슴이 아프죠. 그러나 다음을 기약하고, 천재지변인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폐기처분을 하고 있습니다."
양란 '심비디움'을 생산하는 화훼 농가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중국에서 노란색이 부를 상징한다는 점이 먹혀들면서 수출 물량이 작년 대비 두 배로 증가했는데,
중국 현지 화훼시장이 완전히 폐쇄되면서, 물량 전체를 폐기해야 할 상황이 된 겁니다.
지난 1월, 우리 농식품의 해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고, 중국 수출은 22.5%나 줄었습니다.
국내 소비 감소에 수출마저 막히면서 농민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