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각에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안에는 하선을 기다리며 객실에 격리된 승객들이 남아 있습니다.
16일동안 무섭기도, 지루하기도 했을텐데 어떻게 생활했을까요.
서상희 기자가 화상인터뷰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0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타고 동남아 일주에 나선 일본인 마리 씨.
배에서 '코로나 19' 환자가 발생하면서 2주 째 객실 밖으론 한 발짝도 못 나갔습니다.
[마리 / 탑승객]
"2월 4일부터 객실 안에서만 생활했어요." 인터넷으로 논문을 읽거나, 소설을 읽거나…"
객실 곳곳엔 배급받은 생수와 라면이 쌓여 있습니다.
객실 앞에 배달되는 식사를 들여오는 짧은 순간에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
하루 수십 명씩 추가되는 확진자 정보가 더디게 전달돼 불안했다고 말합니다.
[마리 / 탑승객]
"인터넷에 먼저 알려진 (확진자) 정보가 20~30분 뒤쯤 선내 방송으로 나왔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빨리 방송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나마 외부 공기를 쐴 수 있는 베란다가 있는 객실이라 갑갑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마리 / 탑승객]
"베란다에서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마리 씨를 버티게 한 건 수평선 너머 고향 시즈오카현의 모습이었습니다.
[마리 / 탑승객]
"노을질 무렵에는 후지산이 붉게 보이는데요. 아주 예뻐서 그것을 보고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노약자들의 하선을 허용키로 하면서 예순아홉살인 마리 씨도 사흘 전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내일 하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리 / 탑승객]
"목구멍 안 쪽 길다란 면봉으로 긁어내는 방법으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선내 안내방송]
"(하선 시) 여권, 허가증, 연락처, 등록표를 반드시 소지하십시오.
그동안 SNS에 '힘내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라는 검색어로 격리 생활을 기록해 온 마리 씨.
승선 한달 만인 내일 육지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