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첫 국회 연설…약 40분간 ’자화자찬’
도쿄에서 지방 이주 귀농인 연설에서 실명 거론
아베 ’다양한 정부 귀농 지원 대책 효과’ 강조
새해 첫 국회 연설에 나선 일본 아베 총리가 스스로 치적만 잔뜩 내세우다 엉뚱하게 낭패를 봤습니다.
정부 정책의 모범사례라며 관련 인물 실명까지 거론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새해 첫 국회 연설인 만큼 아베 총리의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갔습니다.
40분 가까이 되는 긴 연설은 아베 내각 성과를 스스로 추켜세우는 자화자찬 일색.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을 되살렸다는 얘기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하라다 마사토리 씨는 고수 농사를 위해 도쿄에서 (지방으로) 이주했습니다.]
도쿄에서 살다 기차로 7시간이나 걸리는 시마네현으로 이주한 사람의 실명을 거론하며 모범 사례로 들었습니다.
농사가 잘돼 귀농에 성공했는데 그게 다 정부가 잘 도와줘서 그렇게 됐다는 것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젊은이들의 도전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환경이 이주의 결정적 요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성공의 주인공은 지금 그 농촌에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쿄로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기타무라 세이고 / 일본 지방활성화담당상 : 개인적 이유로 현재는 그곳에서 이주해 살고 있습니다.]
도쿄에 살다 귀농했다 다시 도쿄로 유턴한 사람을 귀농 모범 사례로 거론한 게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예전에 귀농한 적이 있으니 문제없다는 반응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 : 2016년 4월에 이주해서 농업을 하고 3년 이상 거주했습니다.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주최 벚꽃놀이에 부적절한 인사들이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모든 초청자를 밝히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개인정보를 이유로 철저히 이를 거부해온 일본 정부.
그런데 이번엔 치적을 최대한 홍보하려고 난데없이 실명까지 공개하고 나섰다가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는 비아냥을 듣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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