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발목을 잡는 보수 야당에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영방송 KBS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질문을 이렇게 했더니, 보수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부 심판론보다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질문이 객관적이지 않았다고 선관위도 판단했고, 자유한국당은 KBS를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민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각성하라'는 피켓을 들고 KBS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KBS가 한국당에 불리한 여론조사 질문지를 만들어 '보수야당 심판론'을 띄우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
"국민의 혈세를 받는 공영방송이 나치 괴벨스식 매체 선동을 하며 야당 말살에 앞장서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27일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질문을 살펴보면
야당 심판론의 경우 "자기 반성없이 정부 발목만 잡는 보수 야당"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정부 심판론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여당에 표를 주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조사 결과 보수야당 심판론이 58.8%, 정부실정 심판론은 36.4%였습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여론조사에서 특정정당이나 후보자에 긍정 또는 부정 이미지를 유발하는 문장은 쓸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이 기준에 따라 지난 8일 KBS에 '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을 보냈습니다.
한국당은 때늦은 솜방망이 조치라며 선관위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습니다.
[심재철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KBS가 법 위반했다면 고발하는 게 마땅합니다. (선관위가) 정권 눈치만 본다는 말을 듣는 게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한국당은 양승동 KBS 사장과 한국리서치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한국리서치는 KBS와 상의해서 만든 질문이라며 편파적이지 않다고 반박했고, KBS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찬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오영롱
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 보도 관련 정정보도문
본 방송은 지난 1월 17일자 뉴스A에 <“정부 발목만 잡는 보수 야당” 논란…한국당, KBS 고발하기로>라는 제목으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공직선거법에 따라 KBS에 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확인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KBS가 아닌 한국리서치에게 선거법을 준수하라는 공문을 송부했기에 해당 기사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