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명 치과 의사가 미성년자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소지했다는 채널A의 단독 보도가 나간 뒤, 이런 혐의로
왜 구속되지 않았느냐는 시청자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본 결과 경찰이 의사를 체포했는데, 법원이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그 사이 중요한 증거인 외장 하드디스크가 사라졌습니다.
먼저 김단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A 원장을 처음 수사한 건 경찰이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8년 10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A 원장을 긴급체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6천 개가 넘는 불법 촬영물이 담긴 외장 하드디스크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A 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주거와 직업이 일정하고 긴급체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긴급체포가 부당하다"며 "증거물 일체를 돌려주라"고 주문했습니다.
경찰은 불법 촬영물 제작업자로부터 "A 원장에게 촬영물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해 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속 사유가 소명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뒤늦게 주거지와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지만, 외장 하드디스크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이 사이 A 원장이 동생과 동생의 지인을 시켜 외장 하드디스크를 숨긴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수연 /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촬영 성범죄는 중한 범죄라 구속영장 발부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가해자 신분이나 직업이 영장 발부에 영향을 줘서는 안될 것입니다."
"엄중한 처벌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영장 발부니까요. 직업 갖고 영장발부 여부가 결정되는 건 당연히 안 되는 거고요."
사라진 외장 하드디스크가 재판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채널A 뉴스 김단비 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배시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