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요인을 폭격해 살해한 데 대해 이라크 의회가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날 가결된 결의안은 "이라크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내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 군대가 이라크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는 구속력이 없어 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원 내각제인 이라크의 통치 체계상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가 이날 의회의 결의를 근거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요구해도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할 지는 불확실합니다.
이라크 의회는 외세를 배격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정파와 친이란 시아파 정파가 주도해 이날 미국 철수 결의안은 가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수니파와 쿠르드계열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도 출석해 지지를 표시했습니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약 5천200명이 12개 군기지에 분산해 주둔하며 이들은 IS 잔당을 격퇴하고 이라크군을 훈련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하자 이라크 정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적성국 요인에 대한 암살 작전에 기밀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라크 영토 안에서 미군이 이라크 정부의 허가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군사 작전을 감행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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