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10시, 관람객이 가장 덜 몰리는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극장 안은 관람객으로 가득하다.
모두 영화 '명량'을 관람하려는 사람들이었다.
'명량' 열풍이 거세다. 단순한 열풍을 넘어 신드롬이라 부를 만하다. 역대 최단 기간(12일)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답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순신의 리더십이 현시대에 얘기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듣고 자 하는 사람들이 한국 영화신기록을 함께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화 속 명대사들도 함께 조명 받고 있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최민식분)이 던진 명대사를 살펴보면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뜻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따르는 것이고, 그 충(忠)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을 향해야 한다'와 "지금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두려움이 문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수만 있다면,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다"가 대표적이다.
이런 '이순신 신드롬'을 가장 먼저 이용 하고 있는 곳은 정치권이다.
'사즉생'이라는 단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2년 총선 이전 불출마자들이 사즉생의 각오로 결단을 했다고 경의를 표하면서 사용했고, 김무성 대표는 7.14 전당대회에서 "저는 지난 19대 총선 때 사즉생의 각오로 보수 분열을 막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인들은 이처럼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마케팅에 활용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진짜 정신도 되새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영화의 기록을 새로이 쓰고 있는 '명량'의 흥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전해주는 메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에서 시대에 혼란 속에 발휘됐던 '이순신 리더십'이 현시대의 리더십 부재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