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발전과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기대수명이 연장되고 고령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100세 시대'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늘어난 수명만큼 '건강하게 오래살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잘못된 속설들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NocutV가 이런 건강 속설들이 과연 진실인지 알아본다.[편집자 주]
남성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인 '정력(精力)'.
아직 우리 사회에서 성(性)에 대한 공개적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탓에 '정력'과 관련해선 잘못된 속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정력'과 관련된 속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대표적인 속설 3개에 대한 일반인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속설 1. "고사리나 율무는 정력을 떨어뜨린다"
"고사리 먹는 걸 점점 줄이고 있다"는 김선웅 (26세, 경기도 의정부시)씨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나 어르신들한테 고사리를 먹으면 남자한테 안 좋다고 많이 들어서 자연적으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영혁 (33세, 서울 잠실)씨는 "군대 있을 때 율무가 정력에 안좋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구경희한의원 신정애 원장은 "잘못된 상식이다. 산속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이 고사리를 많이 드셨기 때문에 '고사리를 먹으면 정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민간인들이 생각해 잘못 전해진 것 같다"며 "고사리는 우리 몸에 여러모로 이로운 우리나라 봄철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또 "율무도 다이어트를 하려는 남성이나 여성들이 먹으면 몸 안의 노폐물을 빼주고 칼로리는 낮춰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좋은 음식이고 특별히 태음인에게 잘 맞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이어 "서양이나 유럽에서는 토마토가 정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며 "토마토처럼 제철에 나는 신선한 과일들이 오히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정력에 좋은 음식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조언했다.
속설 2. "허벅지 굵은 남자는 정력이 세다"
"운동선수들이 허벅지가 굵은 것처럼 힘을 많이 쓰는 사람은 정력이 좋을 것 같다"는 신미현 (47세, 경기도 분당)씨는 "과학적 근거를 댈 수는 없지만 신빙성은 있지 않겠느냐"며웃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허벅지 굵기와 정력사이에는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전혜진 교수는 "허벅지 근육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정력이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오히려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서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잘못된 속설에 따라 마음대로 민간요법을 쓰는 경우 심혈관 질환과 같이 평소 발견하기 힘든 만성질환을 놓칠 수 있고 성기능 장애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며 "문제가있다고 생각되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속설 3. "알몸으로 자는 것이 정력에 좋다"
"알몸으로 자는 게 건강상 좋지 않겠느냐?"는 이선규 (27세, 서울 송파구)씨는 "속옷을 안 입고 자면 통풍도 잘되고 마음도 편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탑비뇨기과 박서용 원장은 이에 대해 "일부 사실이기도 하다. 알몸으로 자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진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위생상 문제가 되고 요로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박 원장은 "심장의 건강이 정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따라서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무엇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숙면"이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건강 속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러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속설을 맹신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올바른 먹거리,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선택하면 누구든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의료진들은 말한다.
[ 촬영 : 김원유, 임금진 / CG : 김성기 / 취재 : 김송이 / 연출 : 김기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