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가 20개월 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금의환향했다. 지난 주말 독일 도르트문트 NRW트로피 대회 우승컵은 물론 올 시즌 최고 점수라는 전리품을 안고 돌아왔다.
김연아는 11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입국 인터뷰에서 "복귀 첫 무대를 무리 없이 잘 마쳤고, 최소 기술점수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며 "오래 쉬어서 실전에서 예상 못한 실수를 할까 걱정했는데 잘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담 갖지 않고 오랜만에 즐겁게 스케이트를 탔다"면서 "훈련을 열심히 해서 실전에서도 무리 없이 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NRW대회에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72.27점의 시즌 최고점을 냈고, 프리스케이팅에서 129.34점을 얻어 종합 점수에서도 201.61점의 역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22, 일본)의 196.80점을 가뿐하게 넘었다. 지난 7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을 선언한 뒤 치른 20개월 만의 복귀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호성적이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았다. 점프 실수는 물론 스핀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감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연아는 ""첫 점프 실수는 균형이 흔들렸고, 두 번째 때는 방심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우려했던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서는 "경기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스핀에 대해서도 "스핀은 레벨 4를 받는 게 목표였는데 실전에서 수행을 잘 못했다"면서 "바뀐 스핀 규정에 신경을 쓰고 완벽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김연아의 시선은 내년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로 쏠리고 있다. 소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게 다음 목표"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국제빙상경기연맹은 올림픽 직전 세계선수권에서 선수 1명이 출전해 24위 안에 드는 나라에 1장의 올림픽 티켓을 준다. 그러나 10위 안에 들면 2장, 준우승 이상이면 3장으로 티켓이 늘어난다. 후배들의 기회를 위해서라도 김연아가 선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연아는 "밴쿠버 올림픽 때는 티켓을 두장 따서 (곽)민정이와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올림픽 티켓을 두 장 이상 따내 후배와 함께 출전하고 싶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김연아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내년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