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0.26사태 33주년인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유족대표로 참석해 "이제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좋겠다.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고,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5.16과 인혁당 사건, 정수장학회 등 잇단 과거사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가난한 나라의 지도자였던 아버지에게는 그 당시 절실했던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이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카인 은지원을 비롯한 유족들과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 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7,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박 후보 발언 당시에는 한 여성이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여러 사람을 죽여놓고 무슨 자격이 있다는 것이냐"는 등의 발언을 해 행사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으며 쫓겨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서로 먼저 헌화하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소란이 빚어졌다. 입장을 통제하는 안전요원들과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는 사람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