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시작할까요.
"내부 총질러, 까불지 마!"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먼저 영상을 하나 보여드릴 텐데요, 발언이 과격해 중간 중간 묵음 처리됐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정봉주 / 전 의원 (지난 14일,BJTV)
너 한번 만나면 죽여 버려 이제. K머시기! 이 O만한 OO야. 형이 엄숙히 경고한다. 나한테 걸리면 빗맞아도 중상이야.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다 내 나와바리야. 까불지 마!
Q. 정봉주 전 의원, 오랜만인데, 발언이 살벌하네요. 도대체 누구한테 하는 얘긴가요? K머시기?
방송에선 K라고만 언급하는데, 여당 내부에서 조국 사태 대응을 두고 문제제기를 한 국회의원 같습니다.
분명한 건 당 내부에서 나오는 자성의 목소리에 거부감을 넘어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정봉주 / 전 의원 (지난 14일,BJTV)
네가 뭔데 이해찬 대표를 까. 뭔데 이해찬 대표를 사퇴하라고 하고 있고. 왜 내부에 총질을 해. 지금처럼 엄숙한 시점에.
Q. 여당 지도부를 흔들지 말라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자성의 목소리를 정봉주 전 의원은 내부 총질로 치부한 겁니다.
문제는 당 지도부도 정 전 의원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내부의 비판을 하는 분들조차도 우리가 분열하는 것, 말하자면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는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원내대표가 당내 의원들을 향해 다른 목소리를 내지 마라. 이렇게 경고를 한 거네요.
총선이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중지란을 경계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억누르는 것, 그것도 정봉주 전 의원처럼 동료에게 막말을 퍼붓는 게 과연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물론 정 전 의원은 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더군요.
#정봉주 / 전 의원 (지난 14일,BJTV)
진짜 내부 총질러들! 당신들이야말로 진보 장사꾼들이야. 당신들이 입을 닫아야지 대한민국 진보가 살아.
대한민국 진보가 살기 위해 누가 입을 닫는 게 좋을지는 국민들이 판단하겠죠.
오늘의 한마디는 "이념에 앞서 인품"으로 정했습니다.
Q. 네에. 유튜브 방송의 자정능력을 높일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갈까요?
'다리 부러질 뻔...'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Q. 손흥민 선수의 다리를 말하는 건가 보죠?
그렇습니다. 그제 평양에서 열린 남북 월드컵 예선전과 관련해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태영호 /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어제)
(무승부로) 북한 축구 관계자들을 살렸고, 북한 선수들을 살렸고, 우리 팀(한국 선수들)도 살렸다. 만약 한국이 이겼다고 생각해보세요. 손흥민 선수 다리가 하나 부러졌든지 일이 났을 거예요.
태 전 공사의 얘기는 이겁니다. 경기 이틀 전인 지난 13일이 북한의 체육절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김정은 위원장이 체육 강국을 선언했는데, 곧바로 축구에서 지게 되면 여러 사람의 목이 날아갔을 거란 얘깁니다. 그야말로 많은 생명을 구한, 그런 무승부였던 거죠.
Q. 저희가 잠시 뒤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여드릴 텐데요, 실제로 북한 선수들 플레이가 매우 거칠었다죠?
맞습니다. 오늘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됐습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남북 축구가 남북 격투기도 아니고,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 다행이라는 소감을 들으니까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 다행이다." 이렇게 말한 건데, 뜻밖에도 현 정부 지지자들은 손흥민 선수를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축구에서 몸싸움은 얼마든지 일어나는 건데, 손흥민 선수가 호들갑을 떤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남북평화에 기여하지는 못 할망정 정치의식이 부족하다, 이런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Q. 아니, 피파회장도 중계와 관중 없는 북한을 비판했던데, 오히려 손 선수를 비판했다는 건가요?
아마도 야당이 이번 경기를 두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지적하자 현 정부 지지자들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렇게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은 무관중이 북한의 배려라는 식으로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불렀습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자기들 나름대로 우리(남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성의 조치로도 해석 가능 의견들도 있습니다.
여권이 북한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절반만 야당에 쏟는다면, 한국 정치가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네요.
네, 북한은 늘 예상 밖의 행보를 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