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클럽 버닝썬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한 여성 손님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이 폭행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물뽕'이라 불리는 약물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는데, 법원이 이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여성이 클럽 버닝썬 입구 앞에서 비틀거리더니, 계단에 쓰러져 넘어집니다.
잠시 뒤 출동한 경찰이, 이 여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합니다.
버닝썬 직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인데, 이 모든 과정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여성 김 모 씨의 주장입니다.
샴페인 한 잔을 마신 뒤 어느 순간 기억을 잃었고, 정신을 차려 보니 경찰서였다며 샴페인에 마약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는 겁니다.
검찰은 김 씨를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했지만 김 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약물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몰려 억울하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고, 검찰의 반대에도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김 씨 측은 경찰 단계에서부터 수사가 미진했는데도 약식기소한 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 처음 체포됐을 당시 경찰에 약물 검사를 요청했고, 실제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 경찰이 결과를 폐기해버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경찰서에 함께 있었던 김 씨 아버지와 경찰관 등 4명을 모두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정환 / 김 씨 측 변호인 : 마약을 본인 의사에 반해 복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경찰에 요청하고 간이시약 검사를 했는데, 고위 경찰이 와서 테스트기를 뺏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버닝썬은 마약 하는 곳이 아니다….]
이에 맞서 검찰은 피해자 등 2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김 씨의 통신 내역을 확인해 당시 의식불명 상태가 맞는지 살펴볼 방침입니다.
또 약물 관련 전문가를 섭외해 CCTV 영상 속의 김 씨 행동이 약물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지 판단 받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증 계획을 종합한 뒤 이르면 오는 9월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YTN 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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