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된 이야기, 정치부 유승진 기자와 이어갑니다.
1. 발사 사흘째, 그렇지만 군도 국정원도 미사일인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도 분석이 덜 된 겁니까?
네,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게 군과 국정원의 설명인데요.
우리 육군도 '현무-2'라는 탄도 미사일을 갖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모양과 성능이 흡사하고, 둘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본떠 개발한 겁니다.
우리도 갖고 있는 미사일인데다 북한이 사진까지 공개했는데도 미사일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분석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국정원과 군의 설명,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1-1. 실제 미사일인지 아닌지 분석하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통상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발사체를 쏘기 전부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동식 발사대의 움직임과 북한이 발사 직전 내보내는 이상 신호들을 포착하는 건데요.
이후 발사를 하면 고도, 속도, 궤적 등을 분석해 늦어도 1시간 내로 미사일인지 아닌지를 언론에 공개해 왔습니다.
간혹 가늠이 어려울 때가 있는데 그럴 경우 '불상의 탄도 미사일'이라고 밝히고 추가 분석을 한 적도 있습니다.
군과 국정원의 태도가 과거와 다른 건 분명합니다.
2. 청와대도 첫날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 발표한 이후론 감감무소식입니다. 취임 2주년을 기념해 한 방송과 대담을 할 예정인데 이 때까지는 입을 다물겠다 이런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청와대에 물어봤는데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로 내놓을 입장이 없다"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오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방송사와 대담을 하는데 이 때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뭔가 답을 할 수 있다, 이런 설명입니다.
2-1. 정부의 조심스러운 태도가 보이는군요?
맞습니다. 이런 태도는 9.19 군사합의 위반 해석에서도 드러납니다.
청와대와 군은 이번 도발이 군사합의 취지는 어긋나지만, 세부 항목을 위반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군사합의엔 전술유도무기에 대한 세부 조항이 없고, 또 군사분계선 5km 내를 도발의 범위로 한정하고 있어 이번에 북한이 쏜 원산 발사장은 해당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은 연일 선전매체를 통해 우리 군의 연합훈련 등을 '합의위반, 배신행위'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합의위반 여부에 대해 남북의 해석이 크게 다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3. 우리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데 오히려 도발을 자행한 북한은 미국은 놔두고 연일 남한 때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속된 말로 좀 약한 쪽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때리기를 하는 겁니다.
오늘도 선전매체를 통해 “중재자, 촉진자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당사자가 되어야한다”고 우릴 압박하면서 미국에게도 우회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어제 조선중앙통신에선 "자주권 생존권 존엄을 해치려 든다면 용납없이 공격하겠다"며 엄포를 놨는데 미국이 볼 수 있는 영문판에서는 이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지금 도발의 타깃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대목입니다.
정치부 유승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