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던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위탁모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됐습니다.

양형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중형인데, 재판부는 고문에 가까운 학대 행위였다며 엄벌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위탁모 39살 김 모 씨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자신이 돌보던 생후 15개월 된 아기를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였습니다.

부검 결과, 아이의 뇌는 교통사고를 당한 듯 손상돼있었습니다.

김 씨의 아동 학대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부모가 보육료를 안 준다며 아이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거나, 생후 6개월 된 아이의 코와 입을 틀어막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강수산나 /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지난해 12월) :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욕조 물에 아이를 빠뜨려서…. 흔히 생각하는 물고문이죠. 학대하는 영상이 확인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아동 학대 치사의 양형 기준인 6~10년을 훌쩍 넘는 '중형'입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아이를 맡긴 부모의 신뢰를 무참히 짓밟았고, 고문에 더 가까운 학대행위로 소중한 생명이 사라지게 했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꾸짖었습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양형 기준은 국민의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참혹한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라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부모들이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기대한다며 선고를 마쳤습니다.

YTN 이경국[[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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