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3년 안에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6년 대우건설에 이어, 2008년 대한통운까지 인수한 뒤, 극심한 '승자의 저주'에 허덕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한정의견 사태까지 터지자, 결국, 박삼구 회장이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채권단의 강도 높은 자구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자,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가진 금호고속의 지분 전부를 담보로 맡기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박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가진 지분 4.8%, 13만 3천9백 주를 우선 맡기고, 이미 금호타이어 지원을 조건으로 담보로 설정한 박 전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지분 42.7%도 다시 담보로 넘기겠다는 겁니다.
이를 대가로 긴급 자금 5천억 원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갚아야 할 돈은 1조 2천억 원인데, 이 가운데 4천억 원은 채권단의 대출금입니다.
이렇게 빌린 돈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등 그룹 자산을 팔아 갚겠다는 것이 금호아시아나의 계획입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항공기를 팔고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을 정리해 3년 안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약속도 덧붙였습니다.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오히려 협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단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의 자구 계획을 검토하기 위한 채권단 회의를 연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계획 제출을 두고 물밑 조율을 이어온 만큼, 수용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YTN 조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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