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옥계 지역은 2000년 이후 대형 산불만 세 번째입니다.
언제든 또다시 불이 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눈앞에서 시골 마을을 삼켜버린 시뻘건 화마.
시간이 지나도 생생한 기억에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습니다.
[채명순 / 강릉 옥계면 천남리 : 가만히 있다가 전화벨 울리면 깜짝깜짝하지. (또 그럴까 봐요?) 그럼요. 나 70이 넘도록 살면서 이렇게 해보기는 처음이에요.]
강릉 옥계 지역은 지난 2000년 이후 대형 산불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앞서 지난 2004년에는 산림 430ha가, 지난 2017년에는 160ha가 몽땅 잿더미가 됐습니다.
이번 산불로는 250ha와 주택 98채가 탔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산이 2년 전 불에 탄 곳입니다.
이렇게 나무가 모두 타 완전히 헐벗은 산이 됐습니다.
산에 남은 생채기처럼, 마을 주민들의 마음에도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자꾸만 되살아나는 악몽, 주민들은 매일매일 비상대기 상태입니다.
[채명순 / 옥계면 산계2리 : 그 당시에는 집 뒤에도 (불이) 났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한동안은, 몇 달 동안 거의 잠을 밤에 깊이 못 잘 정도로….]
특히 산불이 잦은 3월에서 5월이 다가오면, 신경이 더욱 곤두섭니다.
[우병목 / 옥계면 산계2리 : 바람이 많이 불면 아무래도 주민들이 불날까 봐 불안해하죠. 10년 주기로 봐서 네다섯 번 불이 계속 (났어요).]
반복되는 화재, 소중한 터전에 또다시 불길이 덮칠까,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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