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일 군사반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지 23년 만에 광주 법정에 섭니다.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인데요.
광주 시민들은 성숙한 자세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원 안팎의 경비가 강화되는 등 긴장된 모습입니다.
박광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는 내일 오전 8시 반쯤 승용차 편으로 연희동을 떠나 광주로 향하게 됩니다.
경호 차량 말고도 별도의 경찰차 2대가 동행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재판은 오후 2시 반 광주지방법원 법정동 201호에서 시작됩니다.
법정에는 경비를 위해 경찰 기동대 80명이 배치될 계획입니다.
앞서 이뤄진 방청권 추첨에는 많은 광주 시민이 몰려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경률 / 광주시민 :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주범이 드디어 이제 광주에 와서 재판을 받기 때문에 기다렸습니다.]
부인 이순자 씨도 전 씨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불리한 말실수 등을 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전 씨가 고령인 데다 몸이 불편해 재판받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됩니다.
애초 전 씨는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독감이나 알츠하이머를 앓는다는 이유로 두 번이나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진태 /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 전두환을 재판정에 세운다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는 각성하게 하는, 또는 왜곡을 일삼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측면에서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5·18단체를 비롯한 광주 시민들은 성숙한 자세로 재판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법원 주변에서 전 씨의 사죄를 촉구하는 손팻말 시위나 야외 사진전 등은 계획돼 있습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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