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기춘·양승태 발목 잡은 ‘수첩’

채널A News 201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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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것처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새로운 변호인과 함께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됩니다.

자세한 이야기, 법조팀 성혜란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1]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네, 확실한 물증이 결국 양 전 원장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바로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수첩이 그것인데요.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시절 이 부장판사의 업무 수첩 곳곳에는 '큰 대'자가 적혀 있었는데,

검찰은 이 글자가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뜻한다고 지목했습니다.

양 전 원장 측은 구속영장심사에서 '대'자를 나중에 써넣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맞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질문 2] 담당 판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는 뭡니까.

영장을 발부한 명재권 부장판사는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고 판단했는데요.

이 부장판사의 수첩 여러 곳에, 또 매우 세밀하게 적힌 것으로 보아 조작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겁니다.

[질문 3] 과거 수첩에 발목 잡힌 사례가 또 있지 않았습니까.

네, 박근혜 정부시절 민정수석을 지낸 고 김영한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도 국정농단 수사의 핵심 단서가 됐습니다.

검찰은 '장'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령'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결론내렸는데요.

물론 김 전 실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기춘 / 전 대통령 비서실장 (2016년)]
"거기에 적힌 것이 전부 실장이 하나하나 지시했다고는 볼 수 없고요. 작성한 분의 생각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혼재돼 있다고… "

하지만 '블랙리스트' 사건 1심과 2심 모두 김 전 수석의 비망록을 증거로 인정했습니다.

[질문 4] 안종범 전 대통령 경제수석의 수첩도 국정농단 재판을 크게 좌우했죠.

네, 안 전 수석 역시 수첩에 박 전 대통령을 'VIP'로 표기했는데요.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빼곡히 적어서 이른바 '사초'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질문 4-1] 이 수첩 탓에 구속된 박 전 대통령, 최근 그 뒷이야기가 또 공개됐죠.

네 탄핵과 국정농단 재판을 맡았던 채명성 변호사가 후기가 담긴 책을 내놨는데요.

박 전 대통령이 조사 당시 검찰이 삼성 뇌물 혐의를 언급하자 "사람을 그렇게 더럽게 만들 수 있느냐"며 흐느껴 조사가 중단된 일화를 밝혔습니다.

또 재판을 거부한 채 신앙과 독서에 몰두한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영문 성경을 요청해 가져다 줬는데 "평소에 기도를 하며 궁금했었다"면서 본 뒤 다시 돌려준 일도 소개했습니다.

[질문 5] 결국 양 전 원장도 앞서 말한 수첩의 증거능력에 대해 다툴 가능성이 높군요.

네, 안 전 수석 수첩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는 재판부마다 판단이 갈렸는데요.

결국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단이,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팀 성혜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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