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영장실질심사가 모레인, 오는 23일 오전에 열립니다.
헌정 초유의 전직 사법부 수장의 구속 여부는 검찰 출신의 후배 법관이 맡았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속 기로에 놓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운명은 25년 후배인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손에 달렸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반, 명 부장판사의 심리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합니다.
명재권 부장판사는 1998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해 검찰총장 표창을 받았고, 10년여 만인 2009년부터 판사로 옮겨 재판 업무를 맡았습니다.
지난해 8월 추가 임명된 이후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지만, 고영한 전 처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공모관계가 소명되지 않는다'며 기각했습니다.
지난해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병대 전 처장의 구속 여부는 같은 시각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합니다.
허 부장판사는 행정처에 근무한 적은 없지만, 박병대 전 처장의 공범으로 지목된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의 배석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구속 여부를 심리하는 데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사법농단' 의혹으로 구속된 건, 핵심 실무를 이끌었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유일합니다.
앞서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연결고리'였던 박병대·고영한 전 처장의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가운데, 이번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개입 정황을 토대로 검찰이 공모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구속이냐, 기각이냐.
잇따른 영장 기각으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법원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번에도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YTN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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