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차 운송보다 싸고 빠르게 기름을 운송하는 방법이 바로 송유관인데요.
멕시코에선 최근 여러 지역에서 기존에 설치돼있는 송유관 운영을 중단하고 유조차를 이용해 기름을 나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석유 대란까지 불러온 이런 조치의 이유는 어이없게도 기름 도둑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유소 앞에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어떤 곳은 기름이 떨어졌다며 아예 못 들어오도록 막아놓기도 했습니다.
도난을 막겠다고 송유관 운영을 중단하고 유조차 운송으로 대체하면서 여기저기 기름 부족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은행 강도 막겠다고 은행 문을 닫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실태를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가 밝힌 지난 2017년 한 해 송유관 기름 절도는 1만 363건, 하루 평균 28건이란 얘깁니다.
적발된 게 이만큼이니 실제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걸로 보입니다.
피해액도 엄청나서, 지난해 무려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 원을 훌쩍 넘겼다고 멕시코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송유관 절도는 대형 사고까지 유발합니다.
지난 2010년엔 기름 도둑들이 송유관에 구멍을 뚫다가 폭발사고가 일어나 29명이 죽고 50여 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송유관 운영 중단 조치도, 실은 도둑들이 뚫어놓은 구멍을 수리하기 위해섭니다.
지난달 취임한 신임 대통령은 송유관 절도 피해가 10년 만에 6천 배가 늘었다며 기름 도둑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송유관 경비에 군 병력까지 투입했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 멕시코 대통령 : 진실은 이미 우리가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어느 때보다도 확실하게 석유 절도가 줄고 있습니다. 우린 계속 나아갈 겁니다.]
멕시코의 송유관 절도에는 악명 높은 카르텔, 즉 마약 갱단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멕시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입니다.
YTN 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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