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값이 너무 올라 '금추'라고까지 불렸던 배추의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그 바람에 산지에선 다 자란 배추를 갈아 엎고 있습니다.
공국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트랙터가 지나가자, 다 자란 배추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집니다.
[공국진 기자]
"70일 동안 정성껏 키운 배추 4천 포기를 갈아 엎는데는 2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김장철을 앞두고 수확을 했어야 했지만 판로가 막히자 갈아엎은 겁니다.
농민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합니다.
[정비룡 / 전남 해남군]
"김장배추 같은 경우는 거래 자체가 아예 단절됐습니다. 가을 내내 고생해서 키워 놓은 건데, 이렇게 되면 누가 좋겠습니까."
지난 가을 날씨가 좋아 배추 생산량이 평년보다 늘면서, 지난해 9월 포기당 6천원을 훌쩍 넘던 배추 값은 석달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정부가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1만9천 톤의 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농민들은 차라리 정부 보상비라도 받겠다며 밭을 갈아엎는 걸 선택하고 있습니다.
[정경호 / 해남군 농정과 팀장]
(배추밭 폐기) 면적을 더 확대하기로 하고 지금 추가적으로 계획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중국산 김치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배추값 폭락까지 겹치면서 농가들의 시름은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최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