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할 때는 걸어서 입국하지만, 출국할 때는 비행기를 타고 나옵니다.
어느 나라 얘길까요?
이 이상한 해외여행은 사실 미국에서 살겠다고 중앙아메리카를 떠나온 캐러밴 행렬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반복되는 비극, 보도에 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창살 친 버스가 비행기 앞에 멈춰 섭니다.
손과 발이 묶인 채 비행기에 오르는 이들은 미국에서 추방되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범죄자는 아닙니다.
추방자 50명 가운데 21명은 이민법 위반.
못 살겠다 떠나온 그곳으로 범죄자들과 함께 다시 돌아가는 겁니다.
이렇게 항공편으로 추방되는 사람만도 연간 10만여 명, 비용도 엄청납니다.
비행 한 시간에 평균 7천7백여 달러 우리 돈으로 9백만 원 가까이 쓰입니다.
[제프리 호프맨 / 휴스턴대 로스쿨 이민 클리닉 : 문제는 이런 돈을 쓰는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하는 거죠. 추방자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데 쓰거나 더 효율적인 추방 절차를 위해 쓰거나 하는 것 말입니다.]
한쪽에선 비행기로 보내지만, 또 한쪽에선 오늘도 걸어 들어옵니다.
미국과 맞닿은 멕시코 티후아나.
가족들로 보이는 10여 명이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국경을 넘습니다.
티후아나에만 미국행을 원하는 사람이 6천여 명.
이미 많은 장벽들도 이들을 아주 막지는 못합니다.
가슴 아리는 배웅만 하고 가지 않은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프란시스 A. 에르난세스 / 엘살바도르 이주자 : 신의 뜻이라면 다시 만나겠지요. 우린 형제 같거든요." (기자: 당신은 왜 안 가지요?) "난 이미 한번 추방됐어요. 난 지금 못 가지만, 내 형제가 가고 있으니 신께 감사합니다.]
살겠다고 들어가는 사람들.
안 된다고 내보내는 사람들.
비극이 반복되는 이곳이 우리가 사는 21세기 지구입니다.
YTN 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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