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 전 서울에 있던 도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백제 몽촌토성 발굴 작업 중에 과학적인 도시 계획의 흔적이 나왔습니다.
이현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년째 발굴작업이 진행 중인 한성백제의 유적 '몽촌토성'입니다.
1700여 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 내부에서 오늘날의 로터리와 비슷한 형태의 '회전교차로'가 발견됐습니다.
격자 모양의 교차로를 중심으로, 사람과 물류가 동서남북으로 통하는 도로망.
고대 유적에서 교차로 형태의 도로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교차로를 지나 중심지로 들어가는 길은 노면 폭이 무려 10m에 달합니다.
지갈과 점토를 섞어 25~50cm 높이로 단단히 다진 포장도로.
오늘날, 인도를 포함한 왕복 2차선 도로의 폭과 같습니다.
백제가 치밀한 도시계획을 세워 도로망을 구축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인숙 / 한성백제박물관장]
"도로가 회전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회전도로'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만, 이런 시설과 구조가 파악된 건 처음이지 않을까."
회전교차로 안쪽 공간에는 당시 물을 모아두었던 사방 14m 규모의 대형 집수지가 확인됐습니다.
도로망을 바탕으로 한성백제가 주변국과 활발히 교류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고구려와 가야 토기는 물론, 중국 청자와 일본 접시 등의 유물도 발견됐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기열 김영수
영상편집: 민병석
그래픽: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