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명이 희생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이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빗속에서 거행된 기념식은 다문화, 다인종 음악인들이 연주하는 곡들로 인류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파리에서 황보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오전 11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개선문 앞에 각국 정상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합니다.
15분 뒤에는 따로 승용차를 타고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류하고, 잠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나타납니다.
승전국과 패전국의 정상들을 아우른 자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행사 시작을 알린 뒤 군대 사열과 국가 연주, 군가 합창 등 기본 식순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기념식은 다문화, 다인종, 다국적 음악인들의 참여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 첼로 연주자 요요마가 바흐의 첼로 조곡 5번 '사라방드 Sarabande'로 전쟁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서아프리카 국가 베냉 출신 싱어송라이터 안젤리크 키드조(Angelique Kidjo)가 아프리카 출신 참전용사들에게 오마주를 바쳤습니다.
러시아 지휘자는 유럽연합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벨의 '볼레로 Le Bolero'로 화합과 공존을 기원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또 다른 세계대전을 막으려면 인류의 분열을 낳는 국가주의, 민족주의, 극우 이데올로기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 애국심은 국가주의에 정반대 편입니다. 국가주의는 애국심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념식은 마크롱 대통령이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꺼지지 않는 불꽃' 앞에서 추도한 뒤 헌화하고 묵념하면서 1시간 반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파리 평화포럼에서 참여했습니다.
트럼프와 푸틴을 반대하는 시위도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 만여 명이 투입돼 삼엄한 경비를 폈습니다.
파리에서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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