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게 평생의 한”…노부부, 고려대 재단에 200억 기부

채널A News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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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재를 위해 써달라며 학교재단에 2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한 노부부가 있습니다.

한푼 두푼 평생 모은 재산을 죽기 전에 기부할 수 있어 기쁘다는 이 부부를, 정다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6.25 전쟁 직후, 종로에서 과일장사를 하며 살아온 아흔 한살 김영석 할아버지와 여든 세살 양영애 할머니 부부.

부부는 평생 동안 모은 시가 200억 원 상당의 땅과 상가를 고려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서로의 생일도 못 챙길 정도로 바삐 살며 알뜰살뜰 불려 온 재산입니다.

[양영애 / 기부자]
"저 땅이 내 피눈물이나 마찬가지야. 말도 못해요. 저걸 빚으로 사서 갚아야 되니까, 먹는 걸 못 먹어요."

전쟁통에 가진 걸 잃고 맨손으로 가난과 싸운 부부의 지난 세월은 의지와 노력으로 채워 온 나날이었습니다.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단속 경찰관도 싱싱한 과일을 구해 팔려는 부부의 부지런함은 꺾지 못했습니다.

[양영애 / 기부자]
"파출소에서 붙들려요. 그래서 아저씨 나 가난하게 살아서 (종로) 5가에 과일 떼서 팔려고 하는데 좀 봐주세요."

끼니는 틈 날 때 마다 식당 일을 해주고 해결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아이를 업고 독학으로 한글을 공부했다는 양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학교에 못 다닌 게 평생의 한이라고 말합니다.

[양영애 / 기부자]
"배우지를 못해서 학생들한테 기부해서 좋은 인재를 발굴하는 데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고려중앙학원 측은 기부자의 의사를 존중해 기부받은 땅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장학금 조성 등에 쓸 계획입니다.

노부부는 추가 기부 의사도 밝혔습니다.

[양영애 / 기부자]
"먹지도 않고, 입지도 않고 죽을 때 가지고 가느냐 그랬어도 내가 기부할 데가 있구나. 그러니까 기뻐요."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박희현 김용균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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