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회사 '더페이스샵'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에 수천만 원대 손해배상을 물어주게 됐습니다.
화장품 케이스에 명품 가방과 비슷한 디자인을 넣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6년, 국내 화장품 업체 더페이스샵은 제품 케이스에 해외 명품 브랜드와 유사한 디자인을 그려 넣고 판매에 나섰습니다.
"예뻐지는 가방을 찾습니다. 네 가방이 된다는 거지"
명품 가방을 닮은 색다른 디자인에 6개월여 만에 10만 개 가까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측은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자사의 명품 가치를 훼손했다며, 더페이스샵을 상대로 2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더페이스샵 측은 미국 패션업체와의 협업으로 만든 디자인이라며, 실용적인 소비를 권장하는 해학과 풍자를 담았다고 맞섰습니다.
루이비통이 해당 패션업체를 상대로도 미국 법원에 비슷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던 사실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이 패션업체가 고가의 명품 백을 저렴한 천 가방에 그려 넣은 제품이 '내게도 명품이 있지만, 더 실용적인 가방을 들겠다'는 뼈 있는 농담으로 통하면서 미국 법원에서도 패러디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은 2년에 걸친 소송 끝에 더페이스샵이 5천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루이비통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문화적·언어적 차이로 해학적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본 겁니다.
오히려 더페이스샵 측이 단순히 제품 판매를 위해 명품 패러디를 비슷하게 흉내 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디자인이 유사하더라도 품목이 가방과 화장품으로 서로 달라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지는 않는다고 보고, 일부 책임만 인정했습니다.
[최재식 / 한국지식재산연구원 : 비상업적으로 사용하거나 해학이나 풍자 웃음을 선사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합니다. 그 외의 경우라면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페이스샵 측은 우리 법원이 미국과 달리 상표 패러디를 적법한 사업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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