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환자들에 희귀 의약품을 수입해 제공하는 국가기관이 약 보관은 물론 배송 과정에서 민간업체에도 미치지 못하는 허술한 관리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식약처 측은 문제점을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보고받았지만, 바뀐 건 없었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희귀병 환자들의 생명줄, 희귀 의약품을 담은 상자가 방치돼 있습니다.
제법 쌀쌀한 10월 초지만 실내 온도는 약 28도, 25도 이하 상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약이면 변질이 우려되는 수준입니다.
허술한 배송도 환자들을 위협합니다.
스티로폼 상자에 얼음 한 덩이가 냉장 배송의 전부입니다.
운송 중 변질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문서에 동의하고서야 환자들은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환자 가족 : 보험도 안 돼서 280만 원씩 하는데 몽땅 다 버린 적도 있거든요. 만졌을 때 (주사제가) 차가운 기운이 없는 거예요. 아들한테 놓아야 하는 건데, 괜찮겠지 하고 놓을 수가 없잖아요.]
이게 최선일까, 민간 의약품 도매업체를 찾았습니다.
이중·삼중으로 격리된 채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의약품 보관 창고.
배송 또한 달랐습니다.
[이만조 / 의약품 유통업체 관계자 : 테스트를 다 한 용기입니다. 이렇게 포장하면 36시간에서 48시간 동안 2~8도 사이로 보관된다는 증빙을 받은….]
물론 센터도 할 말은 있습니다.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 반영 등 조치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허사였습니다.
[윤영미 /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 : 환자분이 느낄 수 있는 배신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가지 사안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거기에 대한 검토 요청을 (식약처에) 많이 드렸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았었나….]
실제 여름철 높은 온도에 약품이 파손되거나 추운 겨울 발송된 약품이 언 채 도착했다는 민원 등도 제기됐습니다.
[전혜숙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식약처가 관리 감독 기관입니다. 산하의 민간 기업들을 다 감시·감독을 해야 하는데…. 정작 본인들이 하는 희귀의약품센터에는 아무런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변질된 약품을 투여하다 보면 자칫 환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1%의 변질 가능성이라도 없애는 관련 예산 확보와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YTN 박광렬[park...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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