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세기 동안 북한산을 지켜온 백운산장이 국가 귀속 여부를 두고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민간인 가족이 3대째 관리해왔는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선 무허가였다며 소송이 진행 중인 건데요.
백승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북한산 입구에서 걸어서 한 시간 반. 우리나라 대표 산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백승우 기자]
"제 옆으로 보이는 건물이 백운산장입니다. 1924년에 지어진 산장에는 이렇게 등산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요, 입구에는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 옹이 직접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산장 안쪽에는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마련돼 있는데요, 94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신국현 / 서울 서초구]
"산중에 이런 건물이 있다는 건 정말 우리에게 복된 장소였다."
그런데 요즘 백운산장이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지난 1998년 재건축을 하면서 국가로 소유권을 넘기기로 했던 시한이 지난해 만료되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에 지난 3일 별세한 산장 주인 이영구 씨의 가족들은 기부채납 시한 자체가 잘못 계산됐다며 46년을 더 점유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김금자 / 고 이영구 씨 부인]
"나는 이거 지키고 싶어요. (3대째) 할아버지들도 이제껏 지키셨고 나도 56년 동안 내가 이거 지켰고."
공단 측은 이미 20년 전 기부채납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
"지금처럼 매점을 운영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상주하는 직원을 두면서 대피소 기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반면 산악인 4만여 명은 국가 귀속 대신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박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