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되거든 큰 누이를 꼭 찾아서 전해줘라"
아흔 살 노모가 남긴 꽃 자수는 70년 만에 주인을 찾았습니다.
이산가족들의 애달픈 사연이 금강산을 눈물로 적셨습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안경이 삐뚤어지는 줄도 모른 채 하염없이 흐느낍니다.
10대 때 원산 봉직 공장에 돈을 벌러 떠났다가 가족들과 헤어진 84살 리근숙 할머니,
그가 집에 남기고 갔던 꽃 자수는 세월 때가 묻어 누렇게 변했습니다.
딸의 생일인 칠월칠석 때마다 정화수를 떠 놓고 빌었던 노모는 끝내 오작교가 연결되는 걸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황보우영 / 北 리근숙 할머니 이부동생 : 어머님이 생전에 이걸 갖고 계시다가 돌아가실 때 유언으로 저에게 남겼어요. 통일이 되면 큰 누이에게 전해라…]
생전 처음 보는 작은 이모지만, 한눈에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북에 있는 동생을 한평생 그리워하다 5년 전, 작고한 어머니와 쏙 빼닮았기 때문입니다.
[손경철 / 北 문성옥 할머니 조카 : 어머니도 여기에 점이 있었거든, 너무 똑같아, 쌍둥이 같아. 저기서 들어오는데 우리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시는 줄 알았어…]
18살 때 북으로 끌려갔던 최성순 할머니, 남녘의 동생들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봉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도 애타게 큰 누이를 찾고 있었지만, 북녘 땅에서 새로 얻은 이름이 걸림돌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최성택 / 北 최성순 할머니 동생 : 안길자라고 바꿨잖아, 바꿨으니까 신청을 해도 안 되지, 18년 전에 신청을 했어 내가…]
기쁨과 회한의 눈물로 젖어든 금강산 상봉장, 하늘에서도 하루 종일 비를 뿌렸습니다.
YTN 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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