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장점 마을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비만 오면 저수지 물고기들이 대거 폐사했고 주민들도 가려움증과 피부병에 시달린 뒤 암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이겠거니 했는데, 10년 사이 마을 주민 80여 명 가운데 25명이 암 투병을 했고 15명이나 사망했습니다.
[김형구 / 장점 마을 주민 : 마을 분위기가 영 아니죠. 전부 다 공포에 떨고 살았는데, 내가 언제 죽을지, 암에 언제 걸려 죽을지 모르는 상태인데….]
78살 김양녀 할머니도 올봄에 대장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김양녀 / 장점 마을 주민 : 불안했지, 다 이사 간다고 못 산다고 해서 이 동네에 집이 많이 나왔어요. 빈집이 많아요.]
주민들은 암 발병 원인이 지난 2001년 마을 주변에 들어선 비료공장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마을을 뒤덮어 대기가 오염됐고 오염 물질이 흘러들어 지하수까지 오염됐다는 겁니다.
[최재철 / 장점 마을 주민대책위원장 : (몇 년 사이 암 환자가) 15분에서 25분으로 늘어났습니다. 맨날 초상나요. 사람 다 죽으면 정부가 책임져 줍니까? 왜 바라만 보고 있습니까?]
주민들이 끈질기게 원인 규명을 요구하자 환경부도 역학조사를 벌였습니다.
비료공장과 암 발병과의 직접 관련성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마을과 공장에서 인체에 유해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물질 16가지 중에 14개가 검출됐고,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벤조피렌도 나왔습니다.
[김근배 /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연구관 : (유해물질이 비료 원료인) 퇴비 물질에서 나온 게 아니고 합성유라든지 폐타이어를 태우면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부는 12월쯤 최종결과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취재기자 : 백종규
촬영기자 : 여승구
자막뉴스 제작 : 육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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