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보인 행동으로 미국 내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간접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오바마는 세계 곳곳에서 분노의 정치인이 등장하면서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고 있다며 소셜 미디어의 기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박병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지난해 초 트럼프 현 대통령에게 백악관을 넘겨주고 떠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랜만에 대중 연설에 나섰습니다.
오바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분노의 정치를 추구하는 정치인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만델라가 강조했던 민주주의와 다양성, 관용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요즘 세계 곳곳에서 이른바 스트롱맨들이 정치권에 많이 등장하는 데 대해 우려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 전 미국 대통령 : 스트롱맨들이 주도하는 정치가 갑자기 확산해 선거와 민주주의는 형식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훼손하려 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 특히 소셜 미디어의 기능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나타냈습니다.
[버락 오바마 / 전 미국 대통령 : 한때 지식과 이해, 유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됐던 소셜 미디어가 증오와 편집증, 선전과 음모론을 확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오바마는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독재자', '공포정치' 등을 거론해 트럼프 대통령을 간접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오바마 정부가 추진했던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는 등 오바마 정부와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미국 내에서 확산되는 반 트럼프 정서에 오바마 전 대통령도 가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YTN 박병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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