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억울해서 눈 못 감아" 다짐했지만...김복득 할머니 별세 / YTN

YTN news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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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득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009년) : 죽기 전에 사죄를 받고, (일본이) 잘못했다고…. 그게 옳다. 그게 제일 소원이다. 다른 건 없다.]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기 전엔 결코 눈을 감지 않겠다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하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향년 101세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1918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22살이 되던 해,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징용 모집자의 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갔는데요.

하지만 할머니가 도착한 곳은 공장이 아닌 전쟁터였습니다.

이후 '후미코'라는 일본 이름으로 중국에서 3년, 필리핀에서 4년간 지옥 같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습니다.

해방 직후 가까스로 풀려나 고향에 돌아왔지만, 꽃다운 나이에 겪은 끔찍한 기억에 더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김복득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009년) :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게 뭡니까?) 시집가는 거. (족두리 쓰고) 시집가서 알콩달콩 사는. 요즘 나이 많은 사람들도 손잡고 다니더라고. 그런 게 힘이 들어. 그렇게 한 번 살아봤으면 싶어.]

하지만 김 할머니는 피해자로만 머물러있지 않았습니다.

1994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한 뒤, 일본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적극 나섰습니다.

일본 곳곳을 다니며 끔찍했던 위안부 피해 경험을 증언하고, 자신은 월세로 어렵게 살면서도 평생 모은 2,000만 원을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2013년엔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증언록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돼 미국과 중국, 일본에 발송됐습니다.

또 2015년,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는 손해배상 소송에 원고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7명.

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알리는데 평생을 바쳤지만, 그토록 원하던 일본의 사죄를 받지 못한 채 안타깝게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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