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트럼프 대통령, 어젯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회담 취소 서한을 보냈는데요. 그 이유 뭐라고 밝혔습니까?
화면 보시면 한 장 분량 정도입니다. 이런 저런 외교적 수사들 빼고 왜 회담을 취소했는지에 대한 언급 부분만 보면 이렇습니다. “당신들의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보며 현 시점에서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 서로를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임을 이 서한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결국 어제 최선희 외무부 부상이 미국을 비난한 담화가 미국이 내세운 회담 취소의 결정적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2]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펜스 부통령을 공격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까?
최선희는 미국으로 치면 차관보급 아닙니까. 펜스는 미국의 2인자고. 로이터통신이 백악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펜스 부통령에 대한 최선희 부상의 발언이 ‘인내의 한계’를 무너뜨렸다”고 했습니다. 최 부상은 또 펜스 부통령은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했는데, 이 말에 백악관이 완전히 뒤집어 졌다고 합니다. 그 담화에는 핵대결장에서 만날지는 미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했는데 오늘 트럼프 서한에 보면 “우리의 너무나 강력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서한 전반이 최 부상의 담화에 대응한 분위기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3]최선희 말 한마디에 회담을 취소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백악관 고위관계자가 전화로 백브리핑을 했는데, 들어보면 두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지난주에 싱가포르에서 실무자들이 만나기로 했는데 연락도 없이 안 나타났고, 그 뒤에도 연락 계속했지만 답신이 없어 회담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여기에 더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 전문가 참관하기로 약속했는데 그 약속도 안 지켰다고 명시했습니다.
물론 핵심은 비핵화에 대한 견해차가 있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CVID, 완전하고 돌이킬수 없고, 검증가능한 비핵화에 북한은 동의할 수 없다는 게 확인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입니다.
[질문4]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 언제부터 취소 결심을 한 걸까요?
트럼프가 포커 게임을 자주 이야기 하는데, 트럼프는 상대방이 판돈을 올리면 콜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승부사여서 한번 더 판돈을 올리는 스타일입니다. 북한이 시진핑 주석 만난 뒤 태도를 바꾼 이후부터 여차하면 판을 깨는 강수를 두겠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제 생각엔 22일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결심을 굳혀가고 있었던 듯합니다. 그때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옆에 두고 기자들에게 회담 안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정상회담 때도 문 대통령에게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결심을 굳혀가던 상황에 최선희 담화가 나오자 그걸 명분으로 판을 깬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5]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성사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습니다. 실제로 다시 열릴 가능성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마음 변하면 언제든지 전화나 편지하라고 했는데, 얼굴 붉힌 사람들이 금방 다시 대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했기 때문에 미국도 다시 고민할 것입니다.
핵심은 비핵화 문제에 대한 평양과 워싱턴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평양은 핵이 필요 없을 때 포기한다는 거고, 워싱턴은 트럼프 임기 내에 포기 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다면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정상회담이 되려면 그 전에 합의문 조율이 끝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문6]군사옵션 이야기가 또 나오던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 기자들에게 북한이 경거망동하면 동맹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지난주 트럼프 만났는데 대화로든 힘으로든 임기 내에 해결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단 대북제재 고삐는 다시 죌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아직 다양한 추가 제재 수단을 쥐고 있습니다. 군사공격 가능성은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미국도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중요한 건 군사옵션을 쓸 때 중국이 가만히 있을만한 명분을 트럼프가 쥐느냐 여부입니다. 앞으로 북미가 치열한 설전을 벌이며 양측 모두 국제 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설 가능성 커 보입니다.
[2018.5.25 방송]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1298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