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 관련 소식 하태원 국제부장과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키워드 가지고 나왔습니까?
<판문점 천지개벽> 입니다. 1976년 8월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판문점에는 경계가 없었습니다. 내일 남북은 판문점을 다시 한번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한 곳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질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을 무대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는거죠. 도보다리 가고 나무 심는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입니까?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동선을 통해 분단체제의 극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의지입니다.
회담장은 판문점의 서쪽이지만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판문점의 동쪽으로 데려갈 예정입니다.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갔던 길에는 평화의 소나무를 심겠다는 것이고, 도보다리에 올라서는 자켓을 벗어던지고 자연스럽게 산책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 같습니다. 의자와 탁자도 놓입니다.
산책로로 동쪽을 고른 것은 오청성의 귀순과도 연결시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격을 받으며 귀순했던 현장을 피하고 싶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상징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는 어떤 것이 준비되고 있습니까?
우리 정부의 구상은 비무장지내내에 있는 무장소초인 GP를 단계적으로 철수하자는 것입니다.
155마일 군사분계선 아래 남북으로 2km씩 설치된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죠. 하지만 비무장 지대란 말이 무색하게 기관총 박격포 같은 중화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오청성 병사 귀순 당시 영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전체를 한 순간에 철수하는게 부담스러울 경우 판문점부터 시범적으로 비무장화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976년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질문] 북측이 오늘 수행원 명단 통지했는데 군부 인사들 대거 포함, 이런 부분을 논의해야 하는 것 때문에 그랬겠군요?
우리 정부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임종석 비서실장입니다.
[임종석]
"(북한)군의 핵심 책임자들이 참석한 것은 역시 이번이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남북 간의 긴장 완화에 대한 내용들이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남북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동시에 만나는 것도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군 최고통수권자와 국방장관, 그리고 유사시 지휘권을 가진 책임자가 동시에 한자리에 모이는 셈인데요. 국방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연설때 꾸벅꾸벅 졸던 리명수 총 참모장이 공식 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것도 흥미롭습니다.
[질문] 북한은 지난 2003년 개성공단 건설 당시에도 병력을 후방으로 재배치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도발이나 핵실험, 아시다시피 계속 이어졌었죠. 이번엔 어떤 점이 다릅니까?
사실 남북관계는 합의와 번복의 반복이었습니다. 늘 약속을 위반한 것은 북한이었습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북한이 핵개발에 나서면서 휴짓조각이 되고 말았죠.
개성공단 건설 당시에도 우리 정부는 북한이 군부대를 후퇴시킨 것은 평화를 위한 엄청난 의지라고 평가했지만 우리의 오판이란 것이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내일 회담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도 있습니다. 냉철하게 판단하고,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 꼼꼼히 검증하면서 한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